[제17호] 한미 FTA 협상: 교착인가. 숨고르기인가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06.11.15 | 조회수: 4051
[제17호] 2006년 11월 15일
발행인: 김태기 편집인: 정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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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동향
한미 FTA 협상: 교착인가. 숨고르기인가
정부는 지금까지 한미 FTA 협상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① 1차 협상(미국 워싱턴. 2006년 6월 5일-9일)은 협상의 기초구성단계로서 통합협정문(이견이 있으면 그대로 양립해서 작성한 협정문)을 작성하여 향후 본격적인 협상의 기초를 구축하는 단계. ② 2차 협상 (한국 서울. 2006년 7월 10일-14일)은 샅바싸움단계로 유리한 협상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기싸움단계 (실제로 양국이 서로 퇴장하는 험악한 상황을 연출하였음). ③ 3차 협상 (미국 시애틀. 2006년 9월 6일-9일)은 힘쓰기 단계로 본격적인 주고받기 단계의 전단계로 양측의 협상력을 가늠해본 단계. ④ 4차 협상 (한국 제주도. 2006년 10월 23일-27일)은 주고받기 1단계(일명: 가지치기 단계)로 양측이 쉽게 주고받기가 가능한 항목부터 합의하고. 어려운 부분은 5차 협상으로 미루는 일명 가지치기 단계로. ⑤ 이러한 평가에 근거해 볼 때 5차 협상(예정. 미국 몬타나. 2006년 12월 4일-8일)은 본격적 주고받기를 할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제주에서 진행된 한미 FTA 4차 협상 말미에 “이번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긴 했으나 올해 안에 협상을 타결한다는 기존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미흡하다고 보고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5차 협상 외에 다음해 1월 서울에서 협상을 한 번 더 열기로 합의”함으로서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내년으로 미루어 질 수 있다. 정리하면. 본격적인 주고받기 단계까지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으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주고받기 단계로 국면이 전환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3차 협상까지는 이견을 조율하고. 협상 가능한 이슈를 선택하고. 해결원칙을 모색하는 국면(Formula Phase)이었고. 4차 협상부터 타결국면(Detail Phase)에 진입한 하면서 회담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리는 여기서 “왜 협상이 본격적인 주고받기 단계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가”에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양국이 본격적인 주고받기에 앞선 숨고르기인가 아니면 협상이 교착상태로 빠져 어떤 특별한 모멘텀 없이는 국면전환이 불가능한 상황인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게 된다. 우선 본격적 주고받기를 하기 위해서는 협상 마무리를 위한 양국 최고지도자의 전략적 결단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실질적인 ‘주고받기’는 국가의 중장기적 발전전망에 입각한 ‘주고받기’의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가능하다. ‘힘쓰기’ 단계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협상에 대한 자신의 기대치를 설정한 후. 상대방에게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하는 전략이 확정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둘째. 실질적인 ‘주고받기’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국내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의 조정이 어느 정도 도달했을 때 가능하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는 문제는 곧바로 국내 관련 이해집단들에게는 사활적인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아무리 상대국가와 협상이 무난히 타결된다 하더라도 국내적 저항에 부딪치면 국회비준이라는 단계를 거치지 못하게 되고 협상은 결국 완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셋째. 상대방과의 타결에 대한 준비와 이를 국내에 관철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공동 실천전략 또한 병행해서 이루어 질 때 가능하다. 이 모든 것들은 협상의 당사국의 최고 책임자의 정부의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략적 선택을 위한 조건은 성숙되어 있는가?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 및 상황 변화를 토대로 살펴볼 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는 그 조건이 성숙되어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우선 양국 모두는 아직까지 이번 협상에서 반드시 얻어야 할 것에 대한 선명한 그림을 그려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서는 집권 여당이 한미 FTA 협상의 타결국면에서 취해야 할 손익 계산은 커녕 한미 FTA 협상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 나아가 집권여당의 해산도 예상되고 있어 협상의 타결국면에서 취해야 할 손익 계산을 할 정치적 주체도 불분명한 상태이다. 오직 관료들만이 이를 수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미국도 지난 11월 7일 중간선거의 결과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서 한미 FTA와 관련된 주고받기의 우선순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으로 국내협상에 대한 준비 부족 문제이다. 미국은 의회를 중심으로 국내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국내협상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우르과이라운드 협상. 한 칠레 FTA 협상 사례에서 보여 주듯이. 이익집단과 정부 간의 직접적인 충돌과 협상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작금의 사회적 대화의 수준에서 볼 때. 설사 한미 FTA 협상이 한국과 미국 행정부 간에 타결되더라도 한국에서 이익집단과 정부 간의 합리적인 대화와 협상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 할 것이다. 협상비준권을 갖고 있는 국회마저 이번 협상에서 주변만을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국내협상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전략 자체가 나오기 힘든 상태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협상을 두고 정부의 국민에 대한 ‘벼랑끝 전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지난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타결 시 노태우 정부에서 진행된 일이 다음 정권인 김영삼 정부에 부담이 되었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의 한미 FTA 협정도 다음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잇는 가능성이 도한 높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한 고려도 현 정부가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협상은 협상대로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지만 협상의 최종적 성공을 위하여 양국 정부가 공히 국내협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보면. 이에 대한 양국의 긴밀한 조율이 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오히려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진행은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본격적인 주고받기를 위한 숨고르기라고 하기 보다는 방향성을 상실한 교착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다시 한번 정부가 FTA 협상에 대한 전략을 치밀하게 가다듬고 준비된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학린 연구교수. 세계화갈등팀장> 참조 : New York Times 2006년 10월 28일자. The Practical Negotiator. Zartman and Berman. Yale Press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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