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3호] 2006년 4월 15일
발행인: 김태기 편집인: 이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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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교수의 분쟁해결 매뉴얼 (2) 본 호에서는 갈등의 유형과 협상양식에 관해 살펴보기로 한다. 협상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어떤 경우에 갈등이 분쟁으로 비화하고 협상이 선택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갈등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충돌이라는 정의에서부터 분쟁이라는 정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본 매뉴얼에서는 욕구가 충돌하는 것을 갈등이라고 규정한다. 욕구의 대상에는 돈 같은 경제적인 사물. 가치관 같은 정신적 내용. 권리 같은 무형의 원칙 등이 포함된다. 이 대상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희망과 기대. 불안을 욕구로 보고. 이 욕구를 다시 이익이라는 개념으로 치환해보면. 갈등이란 ‘갖고 싶다’거나 ‘피하고 싶다’는 나의 이익이 상대방의 이익과 서로 부딪칠 때 발생하는 것이다. 갈등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상대방의 이익에 대해서는 배려하지 않으면. 갈등은 경쟁적이거나 대립적인 성격을 갖는다. 이때는 갈등이 분쟁으로 발전한다. 둘째.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면서도 상대방의 이익에 대해 배려하면. 갈등은 협력적이거나 통합적인 관계에서 해결된다. 이때도 갈등은 분쟁으로 드러나지만.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에 서게 된다. 셋째.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자신보다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해야 할 때.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거나 상대방의 이익을 수용함으로써 갈등이 해결된다. 이때는 갈등이 분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포기와 수용은 갈등의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갈등의 실익이 너무 적거나 수반되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 느낄 때 선택된다. 넷째. 내 이익과 상대방의 이익 모두에 대해서 관심이 적을 때에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이때도 갈등이 분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갈등의 당사자들이 모두 다툴 만한 실익이 너무 적다고 느끼면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 당사자들이 갈등의 상황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협상이 시작된다. 첫째 단계에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갈등이 증폭된다. 상대방이 공격하면 나는 더 세게 공격한다. 갈등의 원인은 곧 다른 문제로 확대되고 다툼의 규모가 커진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당사자들이 더 이상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데 동의한다. 일종의 휴전상태가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대립하고 있는 양 당사자가 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인식한다. 결국 누구도 이기지 못하리라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네 번째 단계가 바로 협상의 단계다. 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당사자들이 협상에 나서게 된다. 갈등을 풀어가는 협상의 양식은 갈등의 원인이 되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갈등의 당사자들이 서로 경쟁하거나 협력하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달라진다. 첫 번째 유형은 갈등의 당사자들이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선택하는 경우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자는 데는 쌍방의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에 협력을 택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협력을 선택할 때 내가 경쟁을 선택하면 나의 이익이 더 커진다. 따라서 내게는 경쟁과 협력을 둘 다 선택할 이유가 생긴다. 이 경우에 협상을 통해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상황은 불안하다. 상대방도 내가 협력할 때 경쟁을 선택할 유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유형은 상대방이 경쟁을 선택하면 나도 경쟁을 하고 내가 협력을 선택하면 상대방도 협력을 선택하는 경우다. 경쟁과 협력을 비교했을 때 협력을 선택하는 것이 쌍방 모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나도 협력을 선택하는 것이 쌍방 모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나도 협력을 선택하고 상대방도 협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협상의 과제가 된다. 세 번째 유형은 갈등의 당사자가 모두 경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나중에 그 선택 때문에 양쪽 모두가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경우다. 당장 협력보다 경쟁을 택하는 것이 나의 이익에 맞지만. 결국은 기대와는 다른 결과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협상을 통해서 갈등을 해결한다고 해도 최선의 결과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