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한국사회 갈등 상황 정도 변화 추이: 2008-2024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는 2008년부터 매년 ‘갈등 및 분쟁에 관한 시민인식조사’를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본 인식조사는 당해 연도에 발생한 공공갈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뿐만 아니라 갈등과 신뢰와의 관련성, 갈등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공공갈등에 대한 과거의 연구들이 보여주지 못한 한국인들의 다양한 시각과 인식을 분석하고 있으며, 통시적으로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시기별 특징을 선별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2008년부터 2024년도까지 17년간 진행된 조사에서 나타난 ‘한국사회 갈등 상황에 대한 인식 정도’의 변화 추이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질문으로 “선생님께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갈등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응답으로서 이에 대한 응답은 ① 전혀 갈등이 없었다, ② 별로 갈등이 없는 편이었다. ③ 약간 갈등이 있는 편이었다, ④ 매우 갈등이 심했다, ⑤ 보통/모름/무응답으로 구성되었다. <그림 1>의 그래프 추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시민들은 매년 약간의 증감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사회갈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회갈등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이러한 사회갈등의 증가에는 몇몇 중요한 사회적 대립 요인들이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2008년과 2009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및 한반도 대운하 반대 갈등, 2011년에는 ‘희망버스’로 상징되는 한진중공업 노사갈등, 동남권 신공항 유치 갈등, 2012년에는 전국 각지의 화장장 건립 반대 갈등 및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갈등, 2022년에는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갈등, 2023년에는 채수근 해병대원 사망사건으로 인한 갈등이 증폭되면서 갈등이 ‘있었다’고 인식하는 시민들이 크게 증가하였다. 둘째, 정치적 대립이 사회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이 진행된 2016년에는 탄핵 찬반을 둘러싼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갈등이 고조되었으며,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에는 공수처법 제정 및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와 관련된 정치적 대립으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었다. 다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한 첫 해인 2022년도에는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내외 정책을 둘러싼 여야 및 보수와 진보진영 간의 갈등, 10월 29일에 발생한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갈등이 증폭되면서 갈등이 ‘있었다’고 인식하는 시민들이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2024년도는 행정부와 입법부의 대립과 국무위원 등에 대한 탄핵 정국이 이어져 오다 급기야 12월 3일 비상계엄의 선포와 해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등이 진행되면서 ‘갈등 및 분쟁에 관한 시민인식조사’가 실시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시민들의 갈등 인식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치적 대립으로 인한 사회갈등은 일반적인 사회갈등이 이념갈등으로 비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적 가치가 사회를 이끌어가는 축으로 작용하도록 정치권과 시민들에게 대화와 타협, 관용과 신뢰의 정신을 함양시킬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분쟁해결연구센터, dcdr@dankook.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