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는 2008년부터 매년 ‘갈등 및 분쟁에 관한 시민인식조사’를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본 인식조사는 당해 연도에 발생한 공공갈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뿐만 아니라 갈등과 신뢰와의 관련성, 갈등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공공갈등에 대한 과거의 연구들이 보여주지 못한 한국인들의 다양한 시각과 인식을 분석하고 있으며, 통시적으로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시기별 특징을 선별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본 뉴스레터는 2008년부터 2023년까지 16년간 진행된 시민인식조사 결과를 항목별로 통합하여 시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시리즈로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지난 1월호에서는 “선생님께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갈등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응답을 중심으로 2008년부터 2023년도까지 16년간 ‘한국사회 갈등 상황에 대한 인식 정도’의 변화 추이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이번 2월호에서는 1월호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로 “올해 우리 사회가 경험한 갈등이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이라고 보십니까? 부정적이라고 보십니까?”에 대한 응답을 중심으로 ‘갈등의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기여도에 대한 인식 정도’, 즉 ‘갈등의 순기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역대 정부별로 분류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사회갈등으로 인하여 시민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정부정책이 철회 또는 수정되거나 사회적인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되는 양상을 보면서 시민들이 사회갈등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정도를 반영하는 조사결과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전체적으로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1년차인 2008년에 갈등의 순기능에 대한 인식이 가장 높았던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4월부터 광우병 논란과 함께 불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갈등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였고, 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6월 1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시민들이 사회적 갈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각 정부별 1년차에서 갈등의 순기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문재인 정부 1년차에서 6.30으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촛불 혁명’이라고도 이야기될 정도로 탄핵이라는 전국적 차원의 갈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목격하면서 시민들은 ‘갈등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 1년차에서 4.00으로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록 여소야대 국면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사회갈등으로 인하여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철회 또는 변화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극단적 대립과 갈등이 진행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시민들은 갈등이 사회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기보다는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조사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역대 정부 시기별 평균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 시기에서 갈등의 순기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 시기, 박근혜 정부 시기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세 정부시기에서는 평균점수 또한 절반 이상의 시민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하였지만, 윤석열 정부 1년차와 2년차에서는 각각 4.00과 3.70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긍정적 인식이 가장 낮은 것은 물론 절반 이상의 시민들이 갈등을 사회발전에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며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사회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갈등관리 역량을 높여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쟁해결연구센터, dcdr@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