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1호] 분쟁해결 칼럼: 노란봉투법은 노사공존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5.08.29 | 조회수: 36

 

 

                     [제391호] 2025년 8월 30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임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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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노란봉투법은 노사공존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임재형 교수(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과도한 손해배상 방지와 하청노동자의 교섭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일명, 노란봉투법) 개정안이 지난 8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노동조합법 제2조와 제3조를 개정하려는 이 법안이 2022년 9월 제안된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구체적으로 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또한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고, 쟁의행위 탄압 목적의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보수 야당과 기업은 물론, 주한 유럽 상공회의소도 이 법이 실행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노란봉투법은 26년 전인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경영권이 중국 상하이차로 넘어간 쌍용자동차는 이후 4년간 회생을 위한 금전적 투자 없이 기술만 중국 본사로 빼돌리다 법정관리를 신청하였다. 이후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전체 근로자의 36%인 2,646명의 인력감축을 발표하자 노조는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시작하였다. 그러자 사측은 공장을 폐쇄하고 공권력과 용역을 동원하였으며, 다수의 노동자가 구속된 것은 물론, 사측이 제기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2018년 7월까지 해고노동자의 자살 및 가족을 포함한 총 33명이 목숨을 잃는 등 수많은 노동자가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2014년 한 시민이 봉투에 성금을 담아 노동자들을 후원하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노란봉투 켐페인’으로 확산되면서 노동조합법 개정 움직임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 이 권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제3조 조항을 구체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노란봉투법의 핵심이다. 다음으로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여 하청노동자들이 원청 기업과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제2조 조항을 변경하는 것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업장은 일을 주문하는 기업인 ‘원청’기업과 실제 근로를 수행하는 ‘하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청기업에서 노사갈등이 발생해도 원청기업은 책임을 피하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명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 이러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노조의 힘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사측이 부담해야 하고 노사협상에서도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법이 통과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다. 이로 인하여 이 법이 여러 차례 발의되었지만 거부권 행사 등에 의해 번번이 무산되어 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 출범 두 달여 만인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국가 주도의 성장제일주의와 대기업 중심의 밀어주기식 경제정책, 그리고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에도 불구하고 국가 발전을 위한 노동자들의 희생을 토대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였다. 그렇지만 노동자들의 장시간 근로와 열악한 근로환경,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노동자의 저임금 구조 등은 이에 발맞추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개선 의지에도 불구하고 근로 현장에서의 추락과 기계에 끼임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측과의 협상력이 거의 없는 중소기업과 하청노동자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경제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경쟁력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공존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번에 개정된 노란봉투법이 노사공존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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