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는 2008년부터 매년 ‘갈등 및 분쟁에 관한 시민인식조사’를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본 인식조사는 당해 연도에 발생한 공공갈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뿐만 아니라 갈등과 신뢰와의 관련성, 갈등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공공갈등에 대한 과거의 연구들이 보여주지 못한 한국인들의 다양한 시각과 인식을 분석하고 있으며, 통시적으로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시기별 특징을 선별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본 뉴스레터는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진행된 시민인식조사 결과를 항목별로 통합하여 시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시리즈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10월호에서는 이념성향에 따라 시민들의 타인에 대한 신뢰가 이명박 정부부터 정부별로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 설문 항목은 이명박 정부 3년차인 2010년 부터 시작되었으며, 이에 대한 설문 내용은 “선생님께서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을 어느 정도 신뢰하십니까?”이다. 아울러 시민들의 이념적 성향은 ‘매우 보수적’, ‘보수적’, ‘중도’, ‘진보적’, ‘매우 진보적’으로 분류하였으며, 이에 대한 설문 내용은 “정치이념을 일반적으로 진보와 보수로 구분합니다. 0부터 10까지 눈금 중에서 0을 진보, 5를 중도, 10을 보수라고 했을 때 선생님 자신은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0부터 10까지의 숫자 중에서 말씀해주십시오”이다.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이명박 정부 시기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은 2점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념성향을 떠나 모든 시민들의 타인에 대한 신뢰도는 이명박 정부 시기에서 근소하게 나마 가장 높게 나타났다. 셋째, 흥미로운 것은 이명박 정부 시기부터 윤석열 정부 시기까지 자기의 이념성향을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시민들의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사람들보다 조금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타인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보수정당과 진보정당 간의 이념대립은 물론, 시민사회 영역에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간의 극한적인 이념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모든 사회갈등이 정치갈등, 이념갈등으로 비화되는 갈등의 이념화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포용하며, 사회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용과 신뢰의 문화를 증진시킬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분쟁해결연구센터, dcdr@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