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3호] 작은 공중의 힘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1.08.31 | 조회수: 577

 

 

 

                     [제343호] 2021년 8월 31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전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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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작은 공중의 힘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전형준 교수

 

 공론화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을 얻으려고 소통하는 과정이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의 성공 이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가 있었고, 제주 녹지국제병원 공론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등이 진행되었다.

 

 공론화를 통해 우리는 심사숙고한 시민들의 인식을 알 수 있고, 그 힘은 크다. 공론화를 하기 전에는, 찬성과 반대가 극렬하게 대립하는 정책의 경우,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양측은 서로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고 물러서지 않거나, 다수의 시민들이 자신들을 지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찬반 양쪽 모두 수용하도록 하는데 공론화보다 나은 방법이 드물었다. 공론화의 이런 효과는 학계도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론화에 대해 우호적인 의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정한 예산이 들어가고, 또 품질을 높이려고 하면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점 때문에 공론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 공론화를 위해 소요되는 기간도 수 개월이어서 부담된다는 인식도 있었다. 게다가 대면 방식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로 진행하기 어려워져서 대표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공론화에 대한 이런 우려는 사실 부족한 정보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다. 공론화에 있어 선례로 소개된 나라들이 미국과 영국 등이다 보니, 공론화는 선진국들만 하는 값비싼 제도라는 생각도 하기 쉬웠다. 또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국내 공론화 사례가 시민참여형 조사 방식이다 보니, 다른 방식의 공론화로는 어떤 방식이 있는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날 공론화는 전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따르면, 공론화가 수행된 국가는 현재까지 135개 국에 달하며, 1,850개 이상의 사례들이 보고되어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많이 진행된 것이 사실이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미얀마와 같은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진행된 바 있고, 짐바브웨, 케냐, 우간다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실시된 바 있다.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조금 줄어들면, 우리 사회에서도 좀 더 많은 공론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론화의 방식도 좀 더 다양하게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공공갈등 사안에 대한 시민배심원제이다. 시민참여형 조사의 경우 시민참여단으로 많은 인원이 필요했는데, 시민배심원제의 경우 배심원단으로 20명 내외의 소수만 필요하다. 수백 명도 아니고, 20명 내외에게 중요한 논의를 맡기는 것은 우려가 된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비교 대상을 수백 명이 참여했던 대규모 시민참여형 조사로 보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많은 정책에서 지자체장이나 공공기관은 시민들의 숙의과정을 아예 거치지 못하고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게 현실이다. 예산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소통하는 것은 그 힘이 크다. 개개인의 추론은 흔들리기 쉽지만,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소통할 때 숨겨졌던 문제점도 드러나고, 문제들은 더 명확해지며, 결론을 더 합리적이 된다.

 

 작은 규모의 공중은 이러한 소통의 장점은 살리고, 예산과 시간의 문제는 다소 줄일 수 있다. 물론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면 생각의 차이로 인한 갈등도 생길 수 있지만, 이것 역시 건강한 방향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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