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5호] 분쟁해결 칼럼: 갈등을 없애기보다, 다루는 힘을 키우는 코칭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6.10.30 | 조회수: 15

 

 

                     [제405호] 2026년 10월 30일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임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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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갈등을 없애기보다, 다루는 힘을 키우는 코칭

 

김강민 교수(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조직에서 갈등은 흔히 제거하거나 최소화해야 할 문제로 인식된다. 그러나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한 갈등은 피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갈등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구성원과 조직이 갈등을 어떻게 해석하고 다루느냐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칭은 갈등을 대신 해결해 주는 방법이 아니라, 구성원이 갈등을 스스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유용한 접근이 될 수 있다.

 

 코칭은 질문과 경청을 통해 당사자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돌아보고, 상대방의 관점을 탐색하며, 해결을 위한 행동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리더가 정답을 제시하거나 갈등을 직접 봉합하는 방식과 달리, 구성원이 문제해결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갈등의 원인이 관점의 차이, 불분명한 기대 또는 소통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경우 코칭은 당사자의 인식을 확장하고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당장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발생할 갈등을 다룰 수 있는 역량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코칭이 모든 갈등에 적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최근 코칭 리더십이 강조되면서 좋은 리더는 항상 질문하고 구성원 스스로 답을 찾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구성원에게 질문만 반복한다면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지 않은 채 책임을 떠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업무의 기준이나 절차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리더가 구체적인 지식과 방법을 설명하는 티칭을 먼저 제공해야 한다. 구성원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친 영향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피드백이 필요하며, 유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방향과 선택지를 제시해야 할 때에는 멘토링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갈등의 성격에 따라서도 리더의 개입은 달라져야 한다. 당사자가 문제를 해결할 역량과 재량을 가지고 있고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다면 코칭을 통해 자발적인 해결을 지원할 수 있다. 반면 감정이 격해져 당사자끼리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면 중재를 통해 대화의 구조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괴롭힘, 차별, 권력 남용, 안전사고 또는 규정 위반이 관련된 사안에서는 질문과 성찰보다 피해자 보호, 사실관계 확인, 명확한 지시와 공식적인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까지 당사자 간의 자발적 해결에 맡기는 것은 코칭이 아니라 리더가 수행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코칭과 티칭, 피드백, 멘토링 및 중재는 서로 분리되어 사용되지 않는다. 리더는 먼저 업무의 역할과 기준을 설명하고, 갈등을 초래한 구체적인 행동과 영향을 피드백한 뒤, 앞으로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지 질문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당사자 간 대화를 중재하고 합의된 행동이 실행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따라서 효과적인 갈등관리는 특정 기법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원인과 심각성, 구성원의 경험과 역량, 관계의 특성 및 상황의 긴급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개입 방식을 조절하는 데 있다.

 

 결국 모든 리더가 언제나 코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리더는 때로는 가르치고, 조언하고, 피드백하며, 중재하거나 명확하게 결정해야 한다. 동시에 구성원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질문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코칭은 리더십 그 자체가 아니라 리더가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도구 가운데 하나이다. 코칭의 진정한 가치는 모든 갈등을 질문으로 해결하는 데 있지 않다. 상황과 대상에 맞게 활용될 때, 코칭은 갈등을 단순히 없애는 것을 넘어 구성원이 갈등을 성숙하게 다루는 힘을 키우도록 돕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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