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출산갈등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06.05.18 | 조회수: 2553
[제5호] 2006년 5월 18일
발행인: 김태기 편집인: 이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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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동향
출산갈등
아이를 한 명 낳아 기르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여 아이를 갖고 자녀를 사랑과 정성으로 기른다는 평범한 생활이 더 이상 평범하고 당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아이 한 명을 낳을 것 인가. 낳지 않을 것인가’ 의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고민거리가 아니고 가족의 문제를 넘어서서 사회적 국가적 고민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은 세계 일등의 저출산 국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으니까. ‘아이를 갖을 것인가 갖지 않을 것인가’ 의 문제를 갈등측면에서 살펴볼까 한다. 개인의 갈등 젊은 여성들은 출산을 고민하기 전에 결혼을 할 것인지 자기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것인지 부터 갈등하게 된다. 예전과는 달리 결혼이 여성들의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인식하게 되었고 성공과 자유를 누리며 자기만의 삶을 실천하고자하는 여성이 늘어났다. 결혼을 하더라도 늦게 하거나 결혼 후에 사회활동을 병행하고자 한다. 한참 사회생활이라도 시작하였다면 결혼과 출산으로 직장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마음속으로 많은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미혼이면서 전문인으로 성공하였거나 사업에 성공하여 큰돈을 번 여성들의 알려지지 않은 혼자만의 쓸쓸한 모습보다는 공개되어 있는 모습이 미혼 여성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자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력이 확보되면 취미와 자아를 실현하면서 사는 것이 결혼이라는 가정의 울타리에서 남편과 시댁식구들과 사는 것 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여성들의 성형수술이 매우 유행하고 몸짱을 선호하는 지금의 사회풍조에서 임신과 육아는 젊은 여성들이 자기관리의 측면에서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30대 출산이 20대 출산을 앞질렀다는 통계는 전반적으로 결혼을 늦게 하고. 결혼 후에도 출산을 미루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의 갈등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결혼한 부부사이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게 된다. 만약 부인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 아기를 맡기는 문제는 더욱 심각한 갈등의 원인이 된다. 먼저 아이들 교육비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국의 현실은 자녀들의 공부에 맹목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몰입하고 있다. 사교육의 장은 무궁무진하며 끝도 보이지 않는다. 과거 우리나라의 가족형태는 대가족이어서. 조부모나 삼촌. 고모 혹은 형. 누나가 함께 살았었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밥 먹고 생활하는 가정교육의 울타리에서 자라면서 초등학교부터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교육이 시작되었다. 지금의 한국은 거의 핵가족 사회로 변모하였다. 젊은 부부만이 아이들을 길러야하고 한 두 명의 자녀에게 너무도 많은 학습과 재능을 요구하게 되었다. 들리는 바로는 기저귀찬 애기들이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모여서 영어를 공부하기도 하고 영재교육을 받기도 한다고 한다. 영어를 빨리 익혀야 발음이 좋아진다고 턱이 굳어지기 전에 원어민에게 배워야한다고 영어유치원을 보낼 뿐 아니라 중국이 커지고 있다하여 유치원에서 중국어 수업을 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모든 예능과목도 -피아노. 미술. 수영. 태권도. 바둑. 발레 등등- 사설학원을 통하여 교육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나 흙장난 하는 아이들은 찾아보기도 어렵다. 물론 도시에서 흙을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아이가 학교에 다니면서 부터는 학교 앞의 학원은 아이들의 ‘생활’이 되어버렸다. 학교는 공식적인 졸업장을 받는 곳이며 공부와 친구사귀기. 선생님과 사제관계까지도 학원을 중심으로 형성되어간다. 이러한 사교육비로 각 가정에서는 적어도 한 달 생활비의 1/3이상 어쩌면 1/2이 학원비로 충당하는 가정이 많은 수에 달하고 있다. 정말 아이들 교육비는 출산을 심각히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교육을 받고 있는 데 내 아이만 안 가르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방과후 학습’이라고 하여 학교에서 대체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이지 진실되게 성공하길 바란다. 대부분의 주부들은 아이들의 학원비를 마련하겠다고 백화점의 판매원. 부동산 직원. 파출부 심지어는 노래방의 도우미까지 일한다고 신문의 사회면에서 읽을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이 다 성장해서 결혼을 할 때에 이르면 집을 전세라도 얻어준다 해도 ‘억’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요즈음 자녀들 혼사에서 집을 마련하는 비용을 신랑 측과 신부 측이 반반씩 내는 추세라고 한다. 집을 구하는 비용이 워낙 거금인데다가 이혼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반반씩 낸다고 자녀들을 결혼시킨 선배들에게 들었다. 자녀를 기른다는 것이 이처럼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어떻게 출산을 장려하고 권유할 수 있겠는가?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고 하지만 어른들이 살아가기에도 빠듯하고 언제 어디에서 ‘명예퇴직’이 될 지. 무슨 사고가 일어날 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어른들의 삶이다. 어른들도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녀들에게 ‘효’라는 관념에 얹혀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회적 갈등 여성이 직장을 다닌다면 갓난아이를 누가 어떻게 키울 것인가? 젊은 부인은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육아와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싶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진행시킬 방법에 대해서 갈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핵가족화 된 가정과 부모님들도 연로하셨고 그 연세에 더 이상의 희생을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직장 안에서는 주부. 애기엄마라는 것이 어떠한 변명의 구실도 될 수 없으며 오히려 ‘퇴직’을 은근히 요구하는 압력수단이 될 텐데....... 국가에서 진정으로 출산율 감소를 걱정한다면. 육아휴직을 3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 대신에 3년 내지 5년의 장시간의 육아휴직을 주면 어떨까? 한 명의 아기를 기르는 데 3년. 두 명을 약간의 터울을 두고 기른다면 5년의 시간을 아이에게 꼬박 투자해야한다. 여성들에게 육아휴직의 긴 시간 줌으로서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아마도 출산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직장에서 퇴직하여 출산과 육아의 시간을 보내고 5-6년 후가 되면 다시 재취업이나 돌아갈 직장이 거의 없다. 우리들은 여성들이 자아를 실현하여 홀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으로 많이 보고 듣고 부러워한다. 과거의 우리의 어머니들은 ‘여자 팔자가 세다’고 여겨 꺼려했었다. 모름지기 여자는 가정에서 남편과 아이들 기르는 일에 충실한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았었다. 지금은 현모양처형의 여성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지 않으며. 결혼 생활의 불확실성과 노후 생활을 자녀에게 의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또한 여성들의 학력수준도 매우 높아져서 종전의 가치관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정을 가지고 자녀도 기르면서 자기의 생활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한 사람. 한 가정. 부부 두 사람이 해결하기에는 벅찬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직장 내에 어린이집을 갖추거나. 장기간의 육아휴직을 인정해주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등 국가의 기틀을 새로 짜야한다. 항상 미봉책에 불과한 출산 장려금 1000만원 지급. 시험관 아기 시술비지원 등의 방법으로는 출산율 저하를 막을 수 없다. 우리나라를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들 때에 우리들은 출산갈등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권혜경 전임연구위원. 문화갈등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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