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호]김태기 교수의 분쟁해결 매뉴얼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06.04.30 | 조회수: 2418
[제4호] 2006년 4월 30일
발행인: 김태기 편집인: 이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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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교수의 분쟁해결 매뉴얼
분쟁해결 매뉴얼 (3) 본 호에서는 분쟁의 진단과 협상의 기획에 관해 살펴보기로 한다. 분쟁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협상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우선 거시적인 입장에서 분쟁의 의미와 협상의 역할. 그 한계를 냉정하게 파악한다. 그리고 분쟁 이슈의 성격과 분쟁 당사자의 구조. 관련법과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협상의 전략과 전술을 짜는 것은 오히려 미시적인 문제에 속한다. 분쟁과 협상을 하나의 문제로 보지 않고 부분적인 문제에 매달려 싸우다가는 전투에서는 이겨도 전쟁에서 지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분쟁을 제대로 전단하려면 분쟁의 발생부터 해결까지를 하나의 유기적인 문제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분쟁의 성격을 파악한다. 분쟁이 발생한 이유가 무엇이고. 분쟁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조사한다. 또 분쟁 당사자들 사이에 얼마나 자주 분쟁이 발생하는지.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조사한다. 분쟁의 발생과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과 환경은 무엇이고. 변화할 가능성은 없는지를 점검한다. 둘째. 지금까지는 분쟁이 어떻게 해결됐는지 전례를 찾아보고.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강구한다. 당사자들은 분쟁과 협상의 각 과정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양상이 나타났으며. 협상에 든 시간과 비용.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어땠는지. 또 그 결과 당사자들의 현재 관계는 어떻게 변했는지를 검토한다. 셋째. 분쟁이 왜 이렇게 진행됐는지를 파악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제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찾아낸다. 분쟁을 해결하는 데 사용된 방법에 결함이 있는지. 협상을 하려는 의지가 부족한지. 협상을 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기술이 없는지. 정보나 조정자 등의 자원이 부족한지. 아니면 조직이나 환경이 분쟁 해결의 장애물로 작용하는지를 조사한다. 분쟁을 진단한 결과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 협상 준비에 들어간다. 협상이 성공할 수 있느냐 아니냐는 협상의 기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분쟁에 대해 진단한 결과는 협상을 기획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된다. 협상은 협상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은 줄이고 협상 결과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끌어낸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협상의 여건. 협상의 목표. 협상의 진행 등 협상에 관련된 모든 변수가 고려된다. 분쟁을 진단하고 협상을 기획하는 문제는 특히 위기관리 협상에서 더욱 중요하다. 지금의 상황이 위기인지를 진단하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상대방과 어떻게 협상할지 기획하는 것이 위기의 수습 과정과 그 결과를 결정한다. 위기는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적절한 대응 여부에 따라 순조롭게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려면 위기의 발생부터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의 과정을 유기적인 문제로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부정하지 말고 일단 현실의 문제로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침해하는 상대방과 대화를 시작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를 관리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첫째. 위기의 씨앗이 될 만한 요인을 찾아보고. 각 요인에 따라 위기가 어떻게 발생하고 진행될 수 있는지 시나리오를 짜서 예상해본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는 환경오염. 폭발. 화재. 산업재해. 원자재 공급 중단 등이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가운데 무엇이 조직에 중대한 피해를 가져올 만한 것인지를 고려해서 그에 따라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이것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일 뿐 아니라. 평소에 조직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을 보완해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둘째. 조직 내부에 사전경보 기능을 강화한다. 조직이 잘 굴러가고 있을 때에는 구성원들이 위기에 대한 논의 자체를 귀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 조직 안팎의 동향을 잘 파악해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점검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셋째.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듈(module: 프로그램을 기능별로 나누어 전체를 조립할 수도 있고 분리할 수도 있도록 한 방식)식 위기대응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 시나리오를 아무리 잘 짜놓아도 실제 위기 상황이 시나리오대로 굴러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 따라서 현실의 조건들을 재빨리 반영해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작성하거나 이미 준비된 여러 시나리오를 통합해서 활용할 필요가 생긴다. 예를 들어 종업원 대피 계획. 생산설비 가동 중단 계획. 비상연락 계획 등을 모듈로 만들어 화재와 같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 대응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넷째. 위기가 발생했을 때 조직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이것은 위기 발생 시나리오와 위기 대응 프로그램을 접목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수직적 구조가 아니라 권한이 분산되어 있는 조직이라면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조직을 관리하기 위한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위기관리팀이 활동할 사령실의 미리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그 공간은 위기관리팀이 일상의 업무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고 오로지 위기관리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전화기. 팩스. 인터넷 등 통신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갖춰놓는 것도 필요하다. 여섯째. 위기관리팀원을 미리 지정해둔다. 대부분 위기관리팀에 조직의 최고책임자를 포함시키는데. 최고책임자가 24시간 위기관리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부책임자도 지정해둬야 한다. 또 법률 담당. 홍보 담당. 정무 담당. 기술 담당도 정해둔다. 위기관리팀원은 관련된 문제를 담당 부서와 직책에 맞춰 지정하는 것이 좋다. 일곱째. 의사소통 프로토콜(protocol: 통신 규약 또는 통신 절차)을 확립해둔다.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은 곧 비상관리 체제로 전환했다가 위기가 해결되는 즉시 정상화되어야 한다. 조직의 입장은 하나의 라인을 통해 제때제때 조직 안팎의 이해 당사자에게 알려져야 한다. 대변인은 위기 관리팀의 일원으로서 조직의 단일화된 입장을 전달하는 창구로서의 권한을 갖는다. 여덟째.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부의 당사자들과 평소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외부 당사자들이란 관련 정부 기관과 언론사들을 말한다. 특히 언론은 여론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자와 정보원 사이에도 취재에 관한 협상이 필요할 수 있다. 친분이 있는 기자를 통하면 같은 내용이라도 동정적인 기사를 끌어내기 쉽기 때문에. 위기를 특종으로 보도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면 이후 다른 매체의 보도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민감하고 나쁜 소식일수록 다른 기자가 특종으로 다루기 전에 우호적인 기자를 통해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위기를 관련 기자들에게 다 같이 알려줌으로써 취급되는 비중을 낮출 수도 있으므로 시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아홉째. 위기를 해결하는데 필수적인 핵심자원을 미리 확보해둔다. 전력. 비상식수. 비상의료 등이 즉각 지원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외부의 기관과 지원 계약을 맺는 것도 좋다. 열째. 정기적으로 위기관리 훈련을 한다. 서류상으로 위기관리 계획이 아무리 좋아도 실제 상황에서 작동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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