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신문을 펴들 때마다 우리 사회는 갈등과 울분으로 가득 찬 곳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전국 곳곳에서, 공공 영역이든 사적 영역이든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항의와 저항을 위한 집회와 시위도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점을 찾으려고 하기 보다는 집단행동이 앞서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는 자신의 권리, 주장을 앞세우는 데는 익숙해졌지만 다른 쪽의 입장을 경청하려고 하거나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일상적 갈등과 대립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게 크지만 이러한 갈등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시민들의 삶도 피곤하다. 문제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이러한 사회적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려는 데 소홀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가 그동안 보여준 노력과 성과는 높이 치하할 만한 것이다. 분쟁 해결의 중요한 주체 중 하나인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조차 제대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지 못했던 분쟁해결이라는 의미 있는 주제에 대해 분쟁해결연구센터는 오랜 시간 동안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중요한 업적을 쌓아오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매우 큰 기여를 해 왔다.

분쟁해결연구센터가 그동안 관심을 기울여온 영역이 이미 발생한 분쟁과 갈등의 해결에 놓여 있었다면 향후에는 여기에 더해 잠재적인 우리 사회의 갈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는 두 가지 관점에서 시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그동안 분쟁해결연구센터가 축적해 놓은 기존 갈등을 유형화하고 체계화하여 갈등과 분쟁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파악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치적, 사회경제적 변화를 예상하여 그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새로운 갈등과 분쟁의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다. 예컨대, ‘4차 산업혁명은 어떤 갈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역량 있고 열정적인 연구진들로 인해 이와 같이 잠재화된 갈등에 관한 문제도 충분히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 사회의 갈등이 쉽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분쟁해결연구센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e-뉴스레터: 분쟁해결포럼’ 300호 발간을 축하하며 분쟁해결연구센터가 보다 건강하고 통합된 우리 사회를 이루는 데 큰 기여하기를 기원한다.

강원택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